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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2 00:28

늙어보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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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보면 알게 된다

 형 태 총장 / 한남대학교

우리에게 늙어질 확률은 100%.

젊어질 확률은 0%이다.

따라서 미래를 생각하면 노인을 연구하라.

젊을때엔 재력이 있어야 편하지만

늙어지면 건강이 있어야 편안하다.

젊어서는 재물을 쌓느라고 건강을 해치지만

늙어지면 재물을 헐어서 건강을 지키려 한다.

재산이 많을수록 죽는 것이 더욱 억울하고

인물이 좋을수록 늙는 것이 더욱 억울하다.

재산이 많다 해도 늙으면 허사이고,

인물이 좋다 해도 죽으면 잊혀진다.

노인학 교수도 제 늙음을 깊이 생각지 못했고,

호스피스 간병인도 자기 죽음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옆에 미인이 앉으면 노인이라도 좋아하나

옆에 노인이 앉으면 미인일수록 싫어한다.

아파 보아야 건강의 가치를 알고

늙어 보아야 시간의 가치를 안다.

권력이 너무 커서 철창신세가 되기도 하고

재산이 너무 많아 쪽 박 신세가 되기도 한다.

육신이 약하면 하찮은 병균도 달려 들고

입지가 약하면 하찮은 인간까지 덤벼든다.

세도가 등등할때는 사돈의 팔촌도 다 모이지만,

쇠락한 날이오면 형제들도 떠나간다.

지나간 세월을 정리하는 것이 소중하나

다가오는 세월을 관리하는 것도 소중하다.

늙은이는 남은 시간을 황금 같이 여기지만

젊은이는 남은 세월을 강변 돌 같이 여긴다.

개방적이던 사람도 늙어지면 폐쇄적으로 되고

진보적이던 사람도 늙으면 보수적이기 쉽다.

거창한 무대라도 자기 출연시간은 얼마 안되고

훌륭한 무대일수록 관람시간은 짧게 보인다.

자식 없는 사람은 유자식을 부러워 하나

자식 많은 사람은 무자식이 상팔자라한다.

못 배우고 못난 자식중 효자가 많고

잘 배우고 잘난 자식중 불효자가 더 많다.

있는 부모가 병들면 자식들이 모여들지만

없는 부모가 병들면 자식들도 싫어한다.

세월이 촉박한 매미는 새벽부터 울어대고

여생이 촉박한 노인은 저녁에도 심난하다.

제철이 끝나가는 매미는 울음소리도 처량하고

앞날이 짧은 노인은 웃음 소리도 서글프다.

육신이 피곤하면 쉴자리 부터 찾게 되고

인생살이 고단하면 설자리도 반갑잖다.

악한 사람은 큰 죄를 짓고도 태연하나,

선한 사람은 작은 죄에도 근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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