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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편지

어쩌면 좋죠?

by 주인장 posted Sep 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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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좋죠?
러시아의 한 시청 공무원이 
실수로 시장의 구두를 밟고 말았다.
그는 당황했고, 즉시 사과를 하려 했지만
시장은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 날 저녁
그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시장이 나를 괘씸하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혹시 해고 되면 가족들은 어떻게 하지?"

잠을 설친 그는 다음 날 시장을 찾아갔다.
시장은 그를 본체도 하지 않았다.
그는 시장이 화가 나서
자신을 모른 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다시 그는
출근하자마자 시장을 찾아갔다.
마침 시장이 혼자 있었다.
그는 시장 앞에 무릎을 꿇고
다짜고짜 눈물로 용서를 빌었다.

"한 번만 봐 주십시오.
모르고 그랬습니다.
저는 처자식이 있는 몸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장이 버럭 화를 냈다. 

"당신 정신 나간 것 아니야!"

고함을 들은 남자는 낙심했다.

'난 꼼짝없이 해고되겠구나!'

다음 날 아침.
아내가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그는 일어나지 못했다.

사실 시장은 구두를 밟힌 것도 잊고 있었다.
다른 직원과 대화에 열중하느라고 
그를 보지 못했으며,
고함을 친 것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매일 찾아와서
귀찮게 굴기에 화를 냈던 것 뿐었는데...

- 도스토예프스키(F. M. Dostoevskii)의 단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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